고풍의상
하늘로 날을 듯이 길게 뽑은 부연 끝 풍경이 운다.
처마 끝 곱게 느리운 주렴에 반월이 숨어
아른아른 봄밤이 두견이 소리처럼 깊어 가는 밤
곱아라 고와라 진정 아름다운지고
호장 저고리 하얀 동정이 화안히 밝도소이다.
열두 폭 긴 치마가 사르르르 물결을 친다
그대는 어느 나라의 고전을 말하는 한 마리 호접
호접인양 사뿌시 춤을 추라 아미를 숙이고.
나는 이 밤에 옛날에 살아
눈 감고 거문곳줄 골라 보리니
가는 버들인양 가락에 맞춰
흰 손을 흔들어지이다.